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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 Seohyeon L
  • 5월 12일
  • 4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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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코기로그입니다.

전 일본에서 1n년 째 살고 있고 있고 , 직장 생활은 올해로 8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일본 대학을 졸업하고 현지에서 커리어를 쌓는 동안, 정말 다양한 한국 분들을 만나왔는데요.

그중에는 일본 생활에 잘 적응해 자리를 잡고 오랫동안 정착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여러 이유로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가시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일본 사회에 더 잘 적응하는 걸까요?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 특징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오지랖은 그만-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

물론 어느 나라든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지만, 일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람들 사이의 거리감이나 관계 맺는 방식이 한국과는 꽤 다르다는 걸 자주 느끼게 됩니다.

한국은 타인의 사적인 영역을 비교적 쉽게 넘나드는 문화라면, 일본은 개인 간의 경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 “살 좀 빠졌네?”, “요즘 피부 안 좋아졌어”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곤 하죠. 악의는 없더라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은근히 상처가 될 때도 있습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외모에 대해 “귀엽다”, “멋지다” 같은 긍정적인 말은 가볍게 하더라도, 부정적인 표현은 직접적으로 입에 올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설령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겉으로 표현하는 건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런 차이는 결국, 한국이 정서적으로 더 가까운 유대감을 중시하는 ‘정(情)의 문화’, 일본은 서로의 사적 영역을 존중하는 ‘예(礼)의 문화’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는 이 차이가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일본에서는 업무 외적인 사적인 질문은 거의 하지 않고,

연애, 가족, 주말 일정 같은 이야기도 상대가 먼저 꺼내지 않는 이상 묻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문화를 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벽이 느껴져 소속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본인의 성향이 개인주의적이고, “남의 일엔 관심 없고, 나에 대해서도 별로 묻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는 타입이라면 일본의 인간관계 방식이 훨씬 더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2. 비싼 생활비, 감당 가능한가?

일본에서의 생활은 겉보기엔 깨끗하고 정돈돼 있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만, 막상 살아보면 생각보다 생활비가 꽤 많이 든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처음 일본에 정착하려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생활비의 벽’.

특히 체감이 큰 세 가지 – 주거, 교통, 공공요금/서비스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주택

한국에서처럼 전세 개념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월세(賃貸)를 내는 방식인데, 이게 생각보다 꽤 부담스럽습니다.

  • 도쿄 23구 기준, 원룸 월세는 보통 7~12만 엔

  • 보증금, 사례금, 중개 수수료, 첫 달 월세 등 초기 비용이 50~100만 엔에 달하기도 해요.

  • 자영업자나 외국인이라면 심사 통과도 어렵고 보증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였음에도 집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에요. 일본의 주택은 경량 철골구조나 목조가 많아서 벽이 얇고, 방음이 거의 안 되는 집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예전에 살았던 아카바네의 1K 원룸(방 하나 + 부엌)은 지어진 지 10년쯤 된 곳이었고, 월세는 9만 엔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웃의 생활 소리가 자주 들릴 만큼 방음이 잘 안 됐고, 창문이 단창이라 겨울철에는 실내 온도가 실외보다 겨우 몇 도 높을까 말까였어요. 물론 에어컨을 틀면 따뜻하긴 합니다. 하지만 공기가 너무 건조해져서 피부가 트거나 목이 칼칼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이 부담스러워서 한겨울에도 참을 만큼만 틀게 되더라고요.

물론 요즘 신축 고급 맨션에는 바닥난방(床暖房)이나 방음이 잘 되는 설비가 갖춰진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외국인이 월세 17만~20만 엔 이상을 부담하며 그런 맨션에 사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일 겁니다.

2) 수도광열비

일본의 여름은 습도와 기온이 모두 높아, 35도 이상 되는 무더위가 연일 계속됩니다.

이런 날씨에서는 에어컨 없이 지내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데, 그만큼 전기요금도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겨울도 마찬가지예요. 일본 주택은 단열이 잘 안 되는 구조가 많기 때문에, 따뜻하게 지내려면 에어컨이나 히터를 강하게, 오래 틀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놀랄 만큼 높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마주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3) 교통비 – ‘환승 불편 + 비싸다’

일본은 지하철, JR, 사철(私鉄)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환승 시스템이 생각보다 불편합니다.

특히 노선이 다르면 회사마다 요금을 따로 계산하기 때문에 환승이 무료가 아닙니다.

  • 예: 집 → JR 1역 → 환승 → 지하철 2역 → 회사 = 총 요금 약 300~500엔 이상

  • 왕복하면 하루에 약 600~1,000엔. 한 달이면 교통비만 2만 엔 이상 나올 수 있습니다.

정기권이 있긴 하지만, 회사 지원이 없다면 부담입니다. 게다가 지방에 거주하면서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경우, 교통비가 월세만큼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예전엔 식료품, 생필품은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엔 쌀 부족으로 인해 쌀값이 폭등하고, 전반적인 생활물가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예전만큼 저렴하다는 인식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이 오르지 않거나, 고정 수입이 그대로라면 저축은커녕, 기본적인 생활비 감당도 빠듯해질 수 있습니다.

3. ‘강요된’ 집단주의

개인주의가 일본의 특징이라고 해놓고 집단주의라니?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상적 인간관계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제도적・사회적 관점에서는 ‘튀지 않고 맞추는 것’이 암묵적인 규범​처럼 작동합니다.

 1) 입시 – 아이보다 부모가 '형식'에 맞춰야 하는 문화

이른바 “お受験(오쥬켄)”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사립 초등학교 입시는 단순히 시험만 보는 게 아니라 부모의 복장, 말투, 태도까지 포함한 일종의 '종합 평가'입니다. 아버지는 검은 양복, 어머니는 네이비 계열의 단정한 정장, 아이는 전통적인 복장을 입고 말투, 앉는 자세, 걷는 모습까지도 ‘학교가 기대하는 이미지’에 맞춰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다르다’는 것 자체가 감점 요소가 되는 분위기예요.

2) 취업 활동 – 획일화된 리크루트 룩

취업 시즌이 되면, 거리에는 검정 정장에 흰 셔츠, 포니테일, 검은 구두의 청년들이 넘쳐납니다. 제가 대학생 때도 선배들이 마치 복제 인간처럼 보일 정도로 리크루트 수트(就活スーツ)를 입고 면접을 보러 다니느라 바빴죠.

요즘은 이런 수트를 입지 않아도 되는 회사가 늘어났다곤 하지만 검정이 아닌 어두운 회색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정답 있는 복장"에 대해 고민하는 문화가 강하게 작동합니다.

이런 문화가 답답하다고 느껴지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일본의 단점 위주로 이야기했지만, 장점도 분명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보다 전반적인 취업률이 높아, 한국에서는 그다지 좋은 학벌로 평가받지 않더라도 일본의 대기업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처럼 극심한 경쟁 분위기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는 환경 속에서, 과도하게 스펙을 쌓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존재합니다. 거리의 청결함, 높은 시민의식, 친절하고 정중한 접객 문화 역시 일본 생활의 분명한 장점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의 성향과 강점,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잘 고려해 어느 환경이 나에게 더 맞는지 판단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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